
대전 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
무대는 꽤 오래된 목련상가 1층 '낙원무선' 내부. 박고수의 전파상이다. 오늘날은 전파상이 거의 사라지고 있듯이 이곳도 옛날 물건을 고치는 업종인지라 올드하고 손님이나 오가는 사람들도 올드하다. 근처에서 분식집 종업원일을 하고 있는 림다혜는 조선족이자 2년 전 박고수를 알게 되어 지금은 동거중이다. 이곳에 자주 드나드는 노래방 사장 양정기는 고수의 동창이자 이혼한 독신이고, 중국집 주방장인 윤면식은 이들의 후배이다. 건물주인 강변상이 림다혜가 마음에 들어 추군거리고 곧 이 지역이 재개발 되어 상가 입주자들은 곧 철거에 대배해 대책위를 조직해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박고수는 무심하고 무뚝뚝하나 심지 곧은 인물로 매사에 별로 나서지를 않지만 내심 동거중인 림다혜의 소원이 결혼이라는 것을 알고 그렇게 준비를 하는데... 결국 건물주 강변상과 그와 다혜 문제로 한바탕 벌인다. 그 일로 다혜는 얼마간 집을 떠나고 이곳 상점 주인들은 얼마간 보상을 받고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박고수와 림다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심사평
올해는 총 60여 편이 응모하여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고, 그 수준에 있어서도 그 어느 때보다 개성 있고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다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품들이 유난히 많았던 경향에 비해, 지나치게 아이디어에만 의존한다거나 희곡의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작품들도 많았다는 점 역시 응모자들이 심사숙고해야 될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심사위원 3인은 출품작을 각기 돌아가면서 읽고, 심사위원별로 최종 10편을 후보로 올려놓고 논의를 하여 최종 6편을 골랐고, 이들 작품을 놓고 수상 작품을 선별하였다. 이들 작품 중 <최후의 집>은 깔끔한 문장과 함께 현대 가족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룬 반면에 단막극 정도에서 소화해낼 수 있는 소품 수준이었다는 점이 아쉬웠고 , <유진 싱클레어>는 유려한 문체와 긴장감 있는 캐릭터 등이 돋보였으나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는 점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또한 <로스토프>는 그로테스크한 상황설정과 분위기 전달에 있어서는 성공했으나 전체적으로 상황 설정 이외에 뚜렷한 메타포가 없이 전반적으로 느슨한 구성을 보여주어서 아쉬웠다. <기록의 흔적>은 이번에 응모한 많은 사극중의 하나였지만, 종전의 사극과는 달리 ‘사관’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신선함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력에 있어서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나치게 희곡적 발상에만 의존하여 연극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 작품에 최종 후보로 오른 작품은 <목련상가>와 <그들이 허락하지 않은 아이>였다. <목련상가>는 안정된 이야기 구조와 캐릭터 구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에 작품 내용이 지나치게 ‘올드(Old)’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들이 허락하지 않은 아이>는 참신한 연극적 구성과 주제의 밀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에 상황 설정의 작위성이 감점 요인이 되었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이 두 작품을 놓고 장시간에 걸친 논의를 진행하였고, 결국 안정적인 작품 구조와 원숙한 인물 창조를 보여 준 <목련상가>를 대상으로 결정하였다. 이런 결정이 [대전창작희곡공모전]의 성격을 자칫 작품의 안정적 기조를 우선시하고, 상대적으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에는 박한 점수를 주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도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가능성’보다는 현재 작품의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어 심사하는 것이 맞다는 합의에 따라 상대적으로 완성도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목련상가>를 최종 대상 후보로 선정하였다. (노경식, 김상열, 송선호)

김성배 작가는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음악극창작과를 졸업하고 201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확률’ 당선되면서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2014년에는 대전창작희곡 공모전에서 ‘목련상가’로 대상을 수상했다.
김성배 작가가 희곡을 쓰기 시작한 건 영국에서 만난 뮤지컬에 반하면서부터다. 뒤늦은 대학 졸업 후 잡지사, 인터넷 매체 등에서 일하다가 해외축구 통신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영국의 해안도시 이스트본에 갔을 때까지만 해도 희곡은 김작가와는 거리가 있는 장르였다. 그러나 “영국에 왔는데, '오페라의 유령'은 봐야 하지 않겠어요?”라는 말에서 시작한 뮤지컬 관람은 1년 4개월 동안 50여 편을 섭렵하기에 이르렀고, 뮤지컬 공부에 대한 열망을 주었다. 본격적인 뮤지컬 공부를 위해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 예술전문사 과정에 입학한 뒤 김작가는 희곡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2011년 신춘문예 당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당선작은 그해 3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했다. 그리고 11월에는 봄작가겨울무대 선정작 ‘그날들’을 공연했다. 2012년에는 의정부음악극 축제에서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각색해 우수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아르코 인큐베이팅 희곡작가 부문에 선정되어 ‘흘러가다’ 독회 공연을 했다. 2013년에는 서울시문화재단 지원작 음악극 ‘제비다방’, 2014년에는 뮤지컬 ‘아버지-목련을 기억하는 남자’와 창작 민요극 ‘세 여자의 아리랑꽃’을 공연했다. 특히 뮤지컬 ‘목련을 기억하다’는 2015년과 2017년에 걸쳐 공연을 하는 등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자신에게 “전업작가의 시간을 주고 싶어서” 2017년 제주도로 이사한 김성배 작가는 현재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아내인 한지안 작가도 뮤지컬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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