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한열 '미스 닥터'

clint 2019. 12. 16. 10:06

 

 

어느 날 미스 닥터는 기형아를 잉태한 부인의 임신 중절수술을 한다. 그 후 죽은 태아의 영혼의 울음소리가 늘 미스 닥터의 마음을 괴롭힌다. 영혼의 울음소리는 서서히 미스 닥터에게 저주를 내리며 나락으로 떨어트리기 시작한다. 죽은 태아의 저주 속에서 고통 받으며 괴로워하고 있는 미스 닥터에게 인텔리 남성 이풍운과 꽃집 남자 노란 샤쓰가 등장한다. 이풍운은 이미 미스 닥터를 사랑하고 있으며 노란 샤쓰는 서서히 사랑을 느껴 간다. 이풍운은 미스 닥터에게 매일 같이 나타나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나 미스 닥터는 첨단 문화에 찌들어 순수한 삶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며 사랑을 받아 주지 않는다. 미스 닥터는 꽃과 더불어 순수한 삶을 살고 있는 노란 샤쓰에게 관심을 갖는다. 미스 닥터는 어느 날 사경을 헤매고 있는 산모의 수술을 한다. 그러나 태아의 영혼이 저주를 내리어 이미 죽은 신생아의 분만을 하게 된다. 미스 닥터는 고통스러워하면서 가엾은 들풀들의 주검을 사랑한다는 슬픔의 노래를 부른다. 한편 이풍운은 우편배달부로 변장을 하여 자신이 쓴 사랑의 편지를 미스 닥터에게 전달하며 마음을 떠보지만 변함이 없는 것을 느끼고 간다. 미스 닥터는 순수한 노란 샤쓰를 통해서 낙태와 분만 그리고 태아의 영혼의 고통으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는 탈출구로 생각하며 그를 서서히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미스 닥터는 임신한 어느 여학생의 임신중절 수술을 한다. 수술 마친 미스 닥터는 몹시 괴로워하며 자신의 거실에 촛불을 잔뜩 켜 놓고 엄마의 뱃속에서 죽음을 당한 태아들의 영혼을 달래 주고 노란 샤쓰의 사랑을 확인한다. 미스 닥터는 노란 샤쓰와 함께 꽃밭에 가려한다. 그러나 경비원의 사고로 인해서 가지 못한다. 한편 미스 닥터가 노란 샤쓰를 사랑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이풍운은 노란 샤쓰에게 미스 닥터를 잊어달라고 한다. 그러나 노란 샤쓰는 더욱 미스 닥터를 사랑하게 되고 이풍운은 장애인 예지의 언니 예옥을 통해 노란 샤쓰를 욕보이게 할 수 있는 음모를 진행한다. 음모임을 눈치 챈 미스 닥터는 오히려 기회로 삼아 풍운이가 완전하게 자신을 떠날 수 있도록 이용한다. 그러나 풍운이는 노란 샤쓰를 살해하고 나타나 자신의 사랑을 인정해 달라고 한다. 유일한 탈출구로 사랑을 기대 했던 미스 닥터는 망연자실하고 태아의 저주 속에서 또 다른 산모의 분만을 하던 중 신생아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이게 된다. 미스 닥터는 고통에 절규하며 소리치고 있는데 노란 샤쓰한테서 꽃밭에 가자는 전화가 걸려온다.

 

 

연극 미스 닥터는 실존하지 않는 어느 무형의 산부인과 의사다. 미스 닥터를 통해서 첨단 문화가 생명에 미치는 영향력을 관찰하며, 첨단 문화로 인하여 발생된 고통에서 벗어나 순수한 사랑으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미스 닥터의 마음과 상황을 그리고 있다. 작품은 생명의 존귀함과 순수한 인간성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품 속에는 두 가지의 얘기를 하고 있다. 하나는 첨단 문화로 인해 나타나는 태아의 기형 문제와 낙태 얘기를 현대에 감각에 맞추어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미스 닥터는 산모의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기형아를 낙태 수술한다. 그 후 죽임을 당한 태아의 영혼의 울음소리가 나타나면서 미스 닥터의 심기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또 하나는 영혼의 울음소리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미스 닥터에게 두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사랑한다. 결국 미스 닥터는 순수한 사랑을 비상구로 생각하면서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우리는 이 두 얘기를 통해 삶과 문화가 순수의 본질을 잃는다면 모든 것이 정상적일 수 없다는 가치관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자각시키고자 하며 인간의 순수성을 도래시킨다. 사실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편의를 위하며 사는 우리는 생명의 존귀함과 순수성을 많이 잃고 있다. 또한 우리는 과거에 비하여 피할 수 없는 첨단 문화의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스트레스는 또한 순수를 절대 망각시키고 있다. 순수한 삶과 순수한 문화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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