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도스토옙스키 '네또츠까 네즈바노바'

clint 2019. 11. 16. 12:08

 

 

 

<네또츠까 네즈바노바>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첫 장편 소설로서 미완성작(1849)이다.

조국 수기5월호에 작가의 이름이 빠진 채 3부가 실리는 것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작가의 체포와 유형으로 인해 작업은 중단되었고, 유형 후에도 도스토옙스키는 단지 부분적인 수정을 가했을 뿐 소설을 완성하지는 못하였다. 마저 완성만 했다면 도스토옙스키 특유의 치밀함과 막장 드라마를 보여주는 명작이 탄생했을 거라는 의견이 대체적인 편이다.

 

이 작품을 한 줄로 요약하면 네또츠까라는 소녀의 성장이다. 이야기는 삼부로 전개된다.

첫 번째 부분은 한때 천재성을 가졌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자꾸만 뒷걸음쳐서, 결국 그 천재성을 상실해버린 어느 바이올리니스트의 광기와 절망, 그리고 파멸을 네또츠까라는 8세 소녀의 눈으로 묘사한다. 두 번째 부분은 고아가 된 네또츠까가 공작 집에 들어가 살면서 지내는 이야기다. 그 집 딸인, 철부지 동갑내기 소녀와 소소하게 갈등하고 아기자기하게 질투하다 절친되는 내용. 세 번째 부분은 공작과 그의 어린 딸이 다른 지역으로 가버리면서, 네또츠까가 공작의 첫째딸 집에 수양딸로 들어가 사는 이야기로, 이 집 부부 사이에 있는 알쏭달쏭한 감정의 미스터리가 주 내용이다.

 

그런데 결말이 이야기를 하다말고 갑자기 땡 하고 끝난다. 도스토옙스키가 사회주의 운동에 연류, 체포되어서 소설을 쓰다 마셨다고.. 원래 구상은 대작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 이야기가 내용상 아무 상관없는 듯이 느껴진다. 근데 읽다보면, 엄청나게 빨려 들어간다. 여튼, 미완성인 걸 감안하고, 작가의 본래 구상 의도를 상상해보기로 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소녀(네또츠카)는 계부에게 묘한 사랑을 느끼고, 엄마를 버리고 계부와 도망가길 은밀히 소망한다. 이것은 계부의 천재성을 사랑한 것이다. 엄마로 대변되는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욕망이다. 네또츠까는 바이올리니스트인 계부를 비정상적으로 사랑한다. 어머니가 생계를 모두 짊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통 받는 걸 알면서도 엄마를 미워한다. 엄마가 죽기를 바라는 계부의 미친 생각까지도 동조한다. 이게 잘못인 줄 알면서도 말이다.

계부는 예술이다. 엄마는 생활이다. 소녀는 예술을 찬양한다. 생활을 증오한다. 먹고만 사는 일상, 평범한 일상, 가난한 일상이 있는 다락방이 싫다. 저 건너편에 어렴풋이 보이는 붉은 커튼이 드리워진 집을 소망한다. 음악이 흐르는 저 집을 상상한다. 다락방이라는 현실과 일상이 아닌, 붉은 커튼이 드리워진 상상의 공간으로 달려가고 싶다. 그래서 소녀는 비정상적인 계부(예술)에 동조한다. 함께하고 싶다. 그리고 달아나고 싶다. 엄마라는 진부한 일상으로부터..

 

각색본은 첫번째 이야기를 다룬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