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뉴욕 매스콤으로부터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얻었던 뮤지컬 『바디 클럽』(body club)이 드디어 한국에서 막을 올린다. 초연 당시 뉴욕 타임스는 “보기만 하고 만지지는 마세요”(Look-but-don't-touch mode)라는 부제를 달면서 이 공연을 ‘스트립 댄스’와 ‘센세이셔널’하다는 말을 결합하여 "stripsational"한 new musical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붙이기까지 했다.
여섯명의 스트립 댄서들이 등장하여 상반신을 노출하며 숨막히는 에로틱 스트립 댄스를 펼치면서 고주파의 락에서부터 영혼을 때리는 리듬&블루스까지 15곡의 뮤지컬 넘버를 쏟아낸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춤추며, 노래하며 연기를 펼치면서 몸을 벗을 뿐 아니라 내면 깊숙한 영혼을 벗으며 꿈을 꾼다. 이 뮤지컬은 보통 뮤지컬 작품들과는 달리 다층적인 구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우선 밑바닥 인생의 삶의 애환을 감동적으로 파헤친 자, 스트립 댄서들의 절망과 좌절, 슬픔과 분노, 희망과 기대를 따뜻한 인간적 시선으로 응시한다. 그러면서 뮤지컬?코러스 라인?과?집시?에서처럼 이들 다섯 명의 스트립퍼 가운데 누가 마침내 헐리우드 영화배우로 뽑힐 수 있는가 하는데 관객들의 흥미를 모아준다.
그리고 또한 여느 뮤지컬처럼 관객을 사로잡는 현란한 춤과 노래를 마치 미스 유니버스 경연장처럼 펼쳐 보이며 동시에 에로틱한 여체(女體)의 향연을 곁들인다. 그리고 극의 마지막은 드라마틱한 반전과 이를 통한 여성의 자각을 이끌어내어 페미니즘의 사상을 고취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 같은 다면적인 매력이 관객을 시종 사로잡는 이 에로틱 뮤지컬은 뉴욕 타임지가 평(評) 한대로 “에이즈 시대에 걸 맞는, 보기만하고 만지지는 말자는 시대조류 (Look-but-don't touch mode)”에 부응하고 있다.

무대는 50년대에 은퇴한 스트립 댄서인 티파니 실버가 경영하는 스트립 댄스클럽인 바디 클럽. 헐리우드의 영화감독인 프랭클린 프랜시사가 바디 클럽을 찾아와서 티파니와 얘기를 나눈다. 그가 촬영 중인 새 영화의 한 장면을 이 바디 클럽에서 찍을 계획을 갖고 있다. 바디 클럽이 영화에 등장하면 이 클럽이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져서 사업이 번창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티파니는 흥분한다. 바디 클럽의 분장실에는 오늘 저녁 쇼를 위하여 이곳에 고용된 스트립 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그들은 스트립 걸로 전락한 자신들의 처지에 대하여 깊은 좌절감에 쌓여 있는 인물들이다. 그때 오늘밤의 스타로 특별 고용된 새 스트립 걸인 사만다가 등장하여 이들 사이에 약간의 소란이 벌어진다. 이어서 티파니가 영화감독 프랭클린을 데리고 등장한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새 영화에 톰 크루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 영화의 한 장면을 바로 이 바디 클럽에서 촬영할 계획임을 설명하고 여기 모인 스트립 걸중 한 명을 톰 크루스의 상대역으로 캐스팅하여 5분짜리 장면을 찍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출연료가 5천달러로 결정된 것도 알려준다. 스트립 걸들은 모두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왜냐하면 프랭클린이 객석에서 오늘의 쇼를 관람하고 바디 클럽의 스트립 걸 중에서 한명을 톰 크루스의 상대역으로 뽑을 것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쇼는 시작되고 각자는 그들의 온갖 기량을 뽐내며 쇼에 임하지만 지나친 흥분 때문에 몇 사람은 오히려 실수를 범한다. 도리스는 쇼 도중에 무서운 환영에 쫓겨 실수를 저지르고 리안은 구두 뒤축이 부러지는 일이 생기고 범인은 사만다로 지목된다. 한편 사만다는 자신의 차례가 되어 쇼를 하면서 이 바디 클럽의 규칙을 어기고 마지막 팬티까지 벗어던지려는 순간에 티파니가 조명을 끄고 쇼를 중단시킨다. 분개한 티파니는 분장실에 들어와 사만다를 질책하고 해고시킨다. 사만다는 오히려 티파니에게 대들며 어차피 스트립 댄스는 예술이 아니라고 항변하면서 티파니의 위선을 공격한다. 그리고 티파니는 예술은 커녕 스트립 걸로서도 실패작이라고 모욕을 준다. 충격을 받은 티파니는 예정에 없던 순서를 만들어 다음 장면에서 그녀 자신이 직접 출연한다. 티파니의 스트립 댄스는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임이 판명된다. 관객들의 환호성 속에 그날의 공연은 대성공으로 끝난다. 이제 분장실에 모여 앉은 스트립 걸들은 초조와 긴장속에 결과를 기다린다. 마침내 등장한 프랭클린은 오늘의 쇼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스트립 댄서에 대한 자신의 편견이 잘못 되었음을 깨달았다고 고백을 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영화에 바디 클럽 장면을 삽입하려던 계획이 잘못되었다고 발표하고 퇴장한다. 부풀었던 기대가 수포로 돌아가자 스트립 걸들은 실망과 좌절과 분노를 느끼지만 동시에 냉엄한 현실을 깨닫게 되고 그들의 직업에 충실한 것만이 최선임을 느낀다. 해고된 사만다는 떠나가고 나머지 스트립 걸들의 스트립 댄스를 예찬하는 춤과 노래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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