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마르코 안토니오 델 라 파라 '칠레의 작은 역사'

clint 2019. 9. 9. 14:43

 

 

 

 

 

 

 

오늘날 교육은 아마도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닌 모양이다. 이 희비극 <칠레의 작은 역사>의 배경에는 교육의 문제 그리고 그에 따르는 저변의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다섯 명의 역사교사가 교육자라는 직업을 정의하는 두 마디 열정헌신으로 자신들의 천직의 진정한 의미를 모색해간다. 칠레 희곡 계에 30년 이상 몸담은 극작가 마르코 안토니오 델 라 파라의 수작 중 하나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섯 명의 역사교사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시골의 한 낡은 중학교의 지하창고에 포위되어 갇혀있다. 쓸모없어진 물품들을 모아놓는 이 지하실에 버려진(!) 이들은 한때는 신념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쳤으나 이제 자포자기에 빠져 죽음이 코앞에 다가온 교장선생, 도전적이고 다혈질이며 교사로서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그로인해 가정생활은 파탄에 이르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산우에사 선생, 젊은 여선생 로우레이로와 남편과의 위기를 맞고 있는 중년의 여선생 무뇨스, 그리고 교장선생의 제자로 학생시절 젊고 패기 넘치는 교장 선생의 역사 수업에 감명을 받아 교사직에 몸담기로 결심하고 갓 부임한 프레데스 선생 이렇게 다섯이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처하게 된 특수한 한계 상황에서 이들 교사들은 자신들이 교육자로서 갖는 사명을 돌이켜보면서 그간 자신들이 해온 일의 의미를 회상하고 반성하며 또 고찰하게 된다. 이들은 칠레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과 집단 정체성의 위기, 또 이로 인한 사회적 갈동에서 촉발된 현재 칠레 교육현장의 문제를 칠레의 굴곡 많았던 역사에 빗대어 통렬히 비판하고 더불어 인간적인,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형성해가고 있는 이 나라의 역사를 다시 구성해간다. 동시에 그들 모두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그간 알지 못했던 칠레의 작은 역사 영웅들이 주인공이 되는 위대한 역사가 아니라 일상의 한계와 고통을 뛰어넘으려 몸부림치는 민초들의 작은 역사를 찾아간다....

 

 

 

 

죽음을 앞둔 교장선생의 외침에는 역사의 주체가 되어야할 미래의 아이들에 대한 이들의 포기할 수 없는 꿈이 담겨있는 듯하다

절대 은퇴하지 않겠소... 분필기루 때문에 동상 걸린 손이 다 터져도 말이오. 책을 낀 겨드랑이가 아파올 때까지머릿속에서 애국지사들의 함성을 듣는 게요? 밀알이 지라나는 소리가 기계가 윙윙 돌아가고, 공장 굴뚝이 씩씩대며 연기를 뿜어내고, 새나라가 건설되는 소리를 듣는 거요? 고기잡이 어선들의 노래 소리를 듣는 거요? 종이 위를 지니는 펜 소리를 듣는 거요? 알아두시오 이 나라는 책상에서 만들어졌어요. 순수한 소망에서그건 학생들이, 아무리 원하지 않는다 해도, 그 꿈만은 지닐 수 있도록 선생이 도와주어야만 하는 그런 꿈인 게요... 듣고 있소?’

 

 

 

 

 

마르코 안토니오 델 라 파라(Marco Antonio de la Parra! 산티아고, 칠레, 1952)

1976년 칠레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정신과 의사, 작가, 극작가 대부분의 작품이 칠레 군사독재에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다. 메타포를 통해 국내 현실을 풍자하였으며 그의 작품 중 70여개 이상의 소설, , 에세이들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바 있다. 라틴아메리카 극작가 대회 1등상(1979), 칠레 국립도서위원회 상(1994-1995, 2000-2004), 안데스재단 장학금(1994), 호세 뉴에스 마르틴 상(1996) 구겐하임재단장학금(2000-2001), 라틴아메리카연극계 인사에 수여하는 MAX(2003, 스페인)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칠레예술원 회원이고, 1991년에서 1993년 스페인주재 칠레 대사관 문화공보관역임. 2005년부터 피니스 테라에 대학교 문학과정 주임. TV 드라마 대본작가로도 일한다.

 

Marco Antonio de la Parra

 

 

주요 작

<날것, 익힌 것, 썩은 것.>(1978) <일상의 비밀스러운 외설>(1984) <모든 시민의 소망>(1986) <칠레 산티아고의 비밀스러운 성전(聖戰(1989)

<금지된 육체>(1991) <킹콩 펠리스 혹은 타잔의 망명>(1991) <검은 대륙>(1994) <오펠리아 혹은 죽은 어머니>(1994) <칠레의 작은 역사>(1994) <과오의 천사>(1996) <l-}쁜 기억력>(1997) <불면의 땅 혹은 사생활/ 미친년>(1998) <피돼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1998) <고래의 해>(2001) <칠레의 육신>(2002) <마이라의 노트>(2002) <일생 너를 사링하리>(2005) <하나님의 집>(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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