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루키아노스 '죽은 자들의 대화'

clint 2019. 8. 17. 09:45

 

 

 

저승에서 죽은 자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그린 작품이다. 짧은 여러 편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은 크게 몇 가지로 나뉜다. 가장 많이 다뤄진 것은 인간들이 이승에서 추구하는 가치들이 얼마나 무익한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죽음은 예기치 않게 닥치고, 죽는 데는 순서가 따로 없다는 내용도 많이 나온다. 죽은 자들끼리 누가 더 뛰어난 존재인지 다투는 경우도 있다. 이 논쟁은 대개 죽은 자는 외모나 처지에서 다 동등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지만 때로는 이승에서 이룬 일 중 누구의 업적이 가장 나은지 순위가 정해지기도 한다. 죽음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많이 보이고 견유학파를 옹호하고 다른 철학학파들의 쓸데없는 논변들을 비난하는 대목도 많다.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유명한 철학자들은 슬슬 놀림을 당하고 있다. 죽음을 관장하는 신적 존재들 사이의 작은 다툼도 여러 차례 다뤄지는데 이 신들은 그래도 상당히 유머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들은 죽은 자들을 짓궂게 골리기도 하며, 때로는 소피스트적인 논변에 넘어가주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여러 차례 등장하는 사람은 견유 철학자 메닙포스이다. 그는 이승에서 행복을 누리던 자들이 죽기 싫어 발버둥치는 것을 비웃을 뿐만 아니라, 저승의 질서까지도 무시하고 자유롭게 행동하여 저승의 여러 신적 존재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편 그는 보통 사람들이 믿고 있는 신화의 내용과종교적 믿음들이 불합리하다는 걸 보여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죽은 자들은 감각이 없어서 그 벌들이 사실상 무용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또 테이레시아스 같은 신화적 인물이 겪었다는 사건도 개연성이 없음을 영웅숭배도 근거가 없음을 폭로한다. 이러한 폭로자 역할을 하는 다른 인물로 견유철학자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드로스의 아버지 필립포스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