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낯선 목소리의 여자에게 걸려온 전화.
멀리서 한 통의 전화가 남자에게 걸려온다. 자고 있던 남자는 무심코 전화를 받고, 전혀 알 수 없는 여자의 목소리…. 이상하게도 남자는 그 여자의 목소리가 싫지 않은 듯 계속해서 그녀와 통화한다. 불현듯 그녀가 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여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자와의 만남을 거부한다.
2. 나를 아는 익숙한 그의 목소리
또 다시 한 통의 전화가 여자에게 걸려온다.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던 여자에게 낯선 남자의 목소리….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여자는 남자가 마음에 들고, 만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와의 만남을 거부한다. 그리고 끝까지 자신을 숨기려고만 한다.
3. <민주주의>(초안 제목 <미국식 민주주의>)는 이라크에 그 어떤 핵 프로그램도 없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시점인 2003년 여름, 작가가 이라크 전쟁에서 강력한 인상을 받아 저술되었다. 대화 중에 조지라는 이름이 언급되었는데 이는 조지 부시에 대한 힌트이다.
4. 소통의 거울
남자는 자신이 남자의 반영이라고 주장하는 한 여자를 만난다. 불현듯 남자는 두렵다. 그리고 자신의 반영이라는 이 여자와 대화하는 것이 너무나 혼란스럽다. 어느 날 낯선 여자가 내 방에 나타난다. 그녀는 자신이 남자의 반영이라고 주장한다. 남자는 이런 상황이 혼란스럽고 두렵다. 하지만 그녀에게 조금씩 관심이 가는 건 무엇 때문일까? 불현듯 그녀가 사랑스럽다.

2003년에 저술된 4개의 에피소드는, 저술 시기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으나 각각 독립적인 에피소드이므로 임의의 순서대로 나열해도 무관하다. 다만 《자기 자신과의 대화》는 가장 철학적이고 극적인 내용의 에피소드이므로 마지막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신뢰의 전화(응급 심리 상담 전화)에서 카운슬러로 근무했던 본인의 몇 년 간의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각각의 에피소드는 통화하는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감에 대한 반영인 동시에 전화 심리상담 시 두 사람이 느끼는 친밀감에 대한 반영이다. 고객이 전화를 끊으면 상담전문가는 고독감을 느낀다. 카운슬러는 신뢰, 이해, 정신적인 친밀감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쓰지만 대화가 끝나고 나면 마치 삶 전체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잠시 뒤 새로운 전화가 걸려오면 또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그의 정신적인 아픔, 두려움, 좌절에 귀 기울이게 되고 고객과 카운슬러 사이에는 상호이해와 신뢰의 관계가 형성된다. 하지만 또다시 고객이 전화를 끊고 나면, 영원한 이별이다. 사실 고객은 자신이 필요한 순간에 또 전화를 걸 수 있지만 카운슬러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 수 없다. 즉 일방적인 관계인 것이다. 이 일은 우울하다. 왜냐하면 대화내용이 우울하니까. 하지만 밝다. 왜냐면 삶에 대한 희망과 다른 사람(비록 전화선의 다른 쪽 끝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과의 교감에 대한 희망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심리학 박사 “알렉세이 P 체르네옙스키”가 존재론과 인식론을 저변으로 쓴 3개의 옴니버스 작품들을 묶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통의 부제와 이해”에 대해 연출가 이현빈이 만든 작품이다. 심리학 논문으로 작성된 원작은 한예종의 박상하 교수가 번안하였으나 러시아의 정서에 더해 철학적 접근으로 심오하고 개념적인 대사들로 이루어져 요즘 세대에 전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었다.
그러나 연출가 이현빈은 현대적 요소로 오디오와 이미지화 된 중개자의 설정으로 이해를 돕고 남녀의 차이를 서로 이해 못하고 겉도는 젊은이들의 엇갈리는 모습 등을 소재로 활용해 젊은 층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를 명쾌히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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