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진행 중인 한 동네. 거기엔 떠날 수 없는 사람들과, 이들을 떠나보내기 위해 고용된 사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안타깝게 바라만 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철거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아빠가 철거대책위원장인 연희네 김밥 집 한곳만 남게 된다. 그곳으로 용역업체 간부 백부장이 찾아와 이틀 안에 떠나면 보상금을 조금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제 떠날 수도 없고 떠나지 않을 수도 없게 된 사람들은 구청에 항의하러 간 연희아빠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연희아빠는 돌아오지 않고 늦은 밤 백부장이 다시 연희네 김밥 집에 들이 닥친다.

지금 여기, 동네 가운데에 성당이 자리 잡은 작은 마을에는 철거라는 이름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동네의 사랑방 격인 천국 이라는 김밥 집은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공포와 긴장감에 무겁게 짓눌려 있다. 마을에 얼마 남지 않은 주민들은 그 바람을 피해서 누워있을 작은 땅마저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그들은 잡초처럼 흔들리고, 울고, 하나 둘씩 눕는다. 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련들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박탈감과 상실감 속에서도 그들 삶의 의지만은 눕지 않는다. <없는 사람들>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서로의 몸을 묶고 엮어서 다시 새롭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그리하여 그 언젠가 어떤 날에는 열매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오늘, <없는 사람들>이 서있는 곳은 바람 부는 달동네 언덕이지만 그들 그리고 바람 부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내일에 대한 바람 이 소리 내어 움을 틔우고 있다.

연극의 등장인물 모두는 철거라는 같은 바람 앞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마지막에 각자가 마주하는 결말은 모두 다르다. 각각의 인물들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삶의 이유와 삶을 지탱해주는 희망은 과연 무엇일까. 관객들 스스로가 얻게 될 해답은 무엇일까. 극단은 관객 각자가 자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고난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불편할지라도 땅에 쳐 박히고 누운 우리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만나고, 결국에는 연극이 아닌 현실의 땅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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