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역의 근호와 리아. 기차역을 찾은 선희와 해리.
기차역을 떠나려는 영주. 그리고 역무원.
9월의 기차역에 그들은 왜 머물러 있나.
<9월>은 기차역에 하루 동안 머무는 인물들이 각자의 사연을 역무원과 관객에게 풀어놓으며 전개되는 극이다. 등장인물이 쏟아내는 각자의 이야기에 따라 극의 시공간은 현재에서 과거로 또다시 현재로 넘나들며 오래 전 덮어뒀던 진실에 다가간다.

연극 <9월> 시놉시스를 봐도 아무것도 예상되지 않았다. 대체 무슨 내용인 걸까..? 그저 기차역을 배경으로 진행되는구나...만 생각을 했다.
극 시작이 정말 임팩트가 컸다. 중년 여성 배우, 극 중 '선희'가 허공을 보고 대사를 한다. 역에서 물건을 잃어버려서 찾아달라고. 그런데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도, 실제로 내가 안 보이는 어떤 인물이 있나? 헷갈릴 정도로 흡입력이 강했다. 심상치 않아 심상치 않아.. 캐리어를 끌고 낯선 동네로 왔다. 안쪽의 무대가 굉장히 길었다. 역에 있는 의자가 양옆에 있고, 끝자락에는 역무원이 앉아 있었다. 킥보드를 타고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리아, 의자에 앉아 있는 근호, 영주. 화면 자체가 그림 같았다. 느리게 뛰는 선희와 함께, 영화였다.
내용은 정말 스릴러였다. 크게는 두 가지 이야기가 진행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내연녀 (영주)가 있던 남편을 죽인 여자(선희)가 10년 징역을 살고 나왔는데, 사실은 폭력적인 남편에 항의해서 내연녀와 여자가 같이 남편을 살해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자는 딸(해리)을 내연녀에게 맡긴다.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마침내 고향으로 온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는 친구 딸(?) 해리를 가진 내연녀였던 여자, 영주의 이야기이다. 영주는 친구(?) 선희를 취조했던 형사, 근호와 만나게 됐다. 영주 딸로 지낸 해리와, 형사와 지내며 낳은 둘째 딸 리아 이렇게 네 식구가 있다. 해리가 사진관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형사는 강간범을 쫓다가 다리에 칼을 맞고, 은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혼해서 해리와 영주, 근호와 리아 나누어 산다. 근호, 리아네 집에 머무는 선희. 우연히 자신의 딸 해리를 보게 되고, 그렇게 극이 끝난다. 조용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노래가 전곡 흐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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