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태수 '헬로우 오복성'

clint 2019. 3. 17. 15:01

 

 

 

14년 전 한국으로 시집 온 태국 여성 라오는 어느새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에 완전 적응했다. “한쿡 사람 답답(텁텁)한 맛 싫어해.” 발음이 서툴긴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도 제대로 꿰뚫고 있다. 게으른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며 바가지를 긁는 것도 영락없는 한국 아줌마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이방인이고, 결혼 이민 자일뿐이다. 라오의 피부가 까맣기 때문에 음식점도 더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손님도 있고, 배달해야 하는 주소를 제대로 듣지 못해 핀잔을 듣는 경우도 종종 있다. 라오의 아들은 학교에서 니네 엄마는 시집올 때 코끼리 타고 왔냐.”며 놀림을 받고 괴롭힘을 당한다. 외국인 며느리를 달가워하지 않은 시아버지와의 관계도 문제다. 시아버지는 라오 네와 담을 쌓은지 오래다. 한국에 온 지 14년째. 하지만 라오에게는 종종 한국이 낯선 나라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다. ”피부색만 다를 뿐 피 색깔은 똑같다.” 헬로우 오복성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힘이 실려있다. 다문화 가정도 이제는 한국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라는 걸 인식하고 서로 보듬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라오-봉식 부부 외에도 매 맞고 사는 외국인 아내,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 캐릭터가 출연해 다양한 문제점을 짚어냈다.

 하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라오는 태국의 전통음식 똠양꿍과 한국의 짬뽕을 조합한 신 메뉴로 히트를 치고, 혼혈이라 놀림 받던 아들은 태권도를 배우며 자신감을 찾게 된다. 완고하던 시아버지와도 결국엔 화해한다.

 

 

 

 

 

 

 

작가의 글

이 작품은 마이너리티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당당한 실체가 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문화 가정이 가장 많이 있는 경기도가 소속 문화단체인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 요청하고 의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희곡은 문화의전당 소속단체인 경기도립극단의 공연으로 완성되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다문화 가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일부 소개되긴 했어도 대체로 이야기의 주축이 되지 못한 채 중심 사건에 끼어드는 삽화형식이 대부분이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전적으로 다문화 가정이 중심이 되어 본격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들의 희비를 조명한 첫 연극무대가 아닌가 한다사전적 의미의 다문화는 여러 민족과의 결힘을 통해 나타난 다양한 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실제 우리가 인식하는 방향으로 의미를 좁히면 국민소득이 낮은 동남아나 인근 국가 배우자와의 결합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대부분 배우자를 찾지 어려운 한국의 농촌 총각이나 재혼 대기자들이 경제형편이 좋지 않은 동남아 여성들과의 혼인으로 맺어지는 상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랑보다는 이해관계의 득실로 맺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며 그로 인한 문제점은 언제든지 비틀린 모습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기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문학이나 예술을 통해 상호의 정서를 환기시키고 문화의 적극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이 분명하리라. 자칫 우울하고 어두운 소재가 될 수 있으나 그들이 겪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한껏 드러내는 대신 다양한 극적 유머를 섞어 유쾌하고 긍정적인 안목으로 극을 써내려감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을 열고 흥미롭게 몰두하게끔 이야기를 꾸며보고 싶었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다문화 가정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과 격려를 주어야 하는지, 또한 그것이 그들에게 왜 절실히 필요한 것인가를 깜냥 껏 감동적인 필치로 그려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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