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1세대 부모 훈식과 재경, 갖은 고생을 다하며 30여 년간 낯선 미국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자식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여기는 앤드류와 제인이다. 제인은 자신의 삶을 살겠다며 약대를 그만두고 동물 보호 단체 등에서 일을 하는 “프리덤”을 추구하는 딸이고, 앤드류는 미군의 장교로 훈식의 자랑이지만, 부모의 말도 잘 못 알아들을 만큼 한국어를, 한국을 잘 모른다. 훈식은 자신의 고생이 언젠가 자식, 특히 앤드류를 통해 보상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가족은, 제인의 임신과 앤드류의 군대 퇴역소식으로 파국에 치닫게 된다. 작가가 되겠다는 앤드류의 소설들을 모두 없애버린 훈식은 앤드류의 절망에 최선을 다해 설득하려 하지만, 앤드류는 방으로 돌아가 총기로 자살한다. 직후 걸려온 전화에서 앤드류가 군대 내 자살시도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주인 없는 땅>은 '외국인'이라는 운명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타지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한국인 가족의 갈등과 연대를 다뤘다. 이민 온 지 30년이 지나도 한국적 가치관을 지닌 아버지와 어머니, 한국계 미국인이라 불리는 딸과 아들은 이중의 정체성 속에서 방황한다. 이 가족 내부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통해 ‘과연 한 개인이 사회가 규정하는 정체성에서 벗어나 자신의 온전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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