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불안한 가정, 하지만 ‘즐거운 나의 집’이라고 표현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은 과거 자신이 잘 나갔을 때에 안주하려고 하는 가족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할아버지와 아빠, 엄마는 모두 과거 속에 살고 있다. 현실을 힘겹게 느끼는 마음은 같지만 그들은 과거 잘 나갔을 때만 생각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못한다. 지켜보는 딸, 지원만 힘들 뿐이다.
작품의 '집'은 누구든 들어가기 싫은 집을 형상화했다. 얼마 전 '집에 들어가기 싫은 아이들'의 문제가 대두 된 적있다. 집에 안주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아이의 잘못이 아닌 부모의 행동에 잘못이 있었다. 그런 부모의 모습과 집을 보여준다. 그들의 삶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늘 똑같은 일의 반복이다. 우리가 흔히 ‘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따뜻하고 안정적이며 밖에서 받은 힘듦을 떨쳐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작품의 ‘집’은 불편함 그 자체다. 치매 걸린 할아버지는 쭈그려 앉아 텔레비전 앞에서 무를 갉아 먹고, 아빠는 술만 마신다. 엄마는 술집에서 남자들에게 술을 따른다. 그리고 딸의 작가로서의 꿈은 아빠에게 짓밟힌다. 권투 선수였던 아빠는 “한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다”라고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과거 그의 챔피언 시절은 그에게 자격지심만 안겨줄 뿐 아무 도움을 주진 않는다.
한편, 아빠는 별을 따라 집을 나갔던 할아버지를 구박하기 일쑤다. 하지만 아빠는 할아버지를 결국 이해한다. 자기 자신도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꿈을 좇아 집을 나가고 치매가 걸려있는 노인의 모습, 자신의 아버지 모습에서 현재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만다.

또한, 연극은 다섯 배우가 모두 정신없이 웃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차마 편히 웃을 수 없는 불편함을 제공한다. 극 중 할아버지의 생일날, 온 가족들이 모여 생일을 축하한다. 그들은 소리 내서 마음껏 웃는다. 하지만 어딘가 불편한 웃음이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가족의 평화 앞에 관객들마저 숨죽인다.
지원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야, 너는 행복하니?” 가족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의 질문은 연극이 끝난 후에도 귓가에 맴돈다.
다섯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는 삶의 무기력함을 그대로 표현됐다. 특히 할아버지 역을 맡은 임진순 배우의 연기는 극에 활력소가 됐다. 치매 노인을 표현하기 위해 기저귀만 찬 모습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치매 노인의 무료함을 잘 드러냈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제목은 소설, 드라마 그리고 연극에서 사용됐다. 그리고 세 장르의 공통점이 있다. 결코 행복하지 않은 가정을 그렸다는 점이다. 즐거운 집을 꿈꾸지만 현실에 부딪혀 붕괴되고 마는 집을 보여준다.
문화라는 것은 불가피하게 사회를 드러낸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가족 붕괴라는 사회적 모습이자 문제점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아닌가 싶다. 연출가는 “삶은 코미디다. 차마 웃을 수 없는 코미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웃음이 나지만 결코 그 웃음이 유쾌하지 않은 연극 [즐거운 나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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