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희’ 의 죽음으로 시작된 여섯 명의 눈치게임. 거짓 자백을 하는 ‘형우’가 ‘조용희’를 죽인 범인, 가장 직접적인 가해자로 등장하지만 그 외의 인물 모두가 각자의 입장으로 진실을 왜곡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형우 엄마’는 가해자 ‘형우’의 모든 말과 행동들을 무조건 감싸고, ‘오 선생’은 불분명한 어투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문 교장’은 학교 재단의 이미지를 생각하여, ‘윤 국장’은 재단과 언론사의 정치적 관계를 생각하여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 극 말미에 객석을 대면하고 있는 ‘이 기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이 객석을 등지며 관객의 시선과 같은 곳을 향하게 된다. 중앙에 걸린 영정사진 속 멍든 ‘조용희’의 얼굴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시선들.
관객 역시 진실을 침묵하고 바라보고만 있는 ‘우리 사회’의 일부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침묵 또한 거짓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때론 침묵을 지키는 자, 진실을 함구하는 자도 책임의 무게를 함께 견뎌야할 수도 있겠구나 깨달았다. 3년 전 아주 큰 침묵이 진실을 집어삼켜 저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았던 일처럼 언론이 모든 진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달궈진 돌덩이를 삼킨 듯 가슴이 뜨겁고 먹먹해졌다. 진실이 왜곡되어 가는 과정들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 과정 속에는 거짓과 그 거짓을 알고도 눈감는 침묵이 있다, 하지만 그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들은 아주 복잡하다. 이 과정 속에는 지저분하게 얽히고설켜있는 수많은 이해관계들이 있을 것이다. 이 희곡을 통해 그동안 외면했던, 함구했던 진실들을 불편하게 마주해보고자 한다.
작가소개
영화를 씹고(보고), 뜯고(읽고), 맛보고(쓰고), 즐기는(만드는) 사람. 연극과 영화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만들고 싶은 것도 넘치는 호기심 많은 얼간이가 처음 쓴 희곡이 이곳에 실리게 되어 몹시 쑥스러운 상태.
아직은 어른이 될 자신 없는 ‘어른이’. 끊임없이 생각하기와 끼적이기로 시간을 보내며, 머릿속에 부유하는 무언가를 잡아 한데 엮어내는 걸 즐긴다. ‘한 구절’에 마음을 빼앗기면 종잇장이 날긋해 질 때까지 같은 책을 여러 번 읽기도 하고, ‘한 장면’에 시선을 빼앗기면 그 장면 속 배우의 호홉까지 기억할 정도로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돌려보곤 한다. 생애 ‘한순간’에 집착하며,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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