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지영 'Shelter' (10분 희곡)

clint 2018. 11. 23. 16:20

 

 

 

작년, 대학에 입학해 첫 수업의 첫 과제를 받았어요. 외모지상주의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쓰는 거였죠. 저는 외모지상주의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얼굴을 가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교수님은 제 시나리오를 읽고, 연극으로 만들면 더 낫겠다, 하셨어요. 그래서 수업이 끝난 뒤에 희곡으로 각색을 했죠. 머지않은 미래, 외모지상주의가 점점 심해져서 못생긴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날이 왔어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이들이 강자가 되어 사회를 이끌었죠. 모두가 아름다워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성형외과는 교회보다 흔한 곳이 되었어요. 그러다 가면법이 생겨난 거예요.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일부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법에 만족했어요. 외모를 가꾸는 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외모를 평가하는 잣대가 얼굴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해요, 사람들은 가면이 가릴 수 없는 부분들, 키나 몸매, 손과 발에 집중하기 시작해요. 결국은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거죠.

AB가 나누는 대화 끝에 궁극적으로 해결되는 건 없지만, 상반된 두 인물의 생각을 통해서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보여주고 싶어요. 먼 미래의 상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리 남의 이야기도 아니니까요. 작품으로, 보잘것없는 제 시선을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어요.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작가소개

19971231일에 태어나 부산에서 20년을 살았어요. 지금은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 다니면서 극예술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극작가 겸 배우 겸 연출가로서, 늘 무대에 서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