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안톤 체홉 단막 '아버지'

clint 2018. 7. 3. 10:41

 

 

 

 

 

 

딱정벌레같이 뚱뚱하고 동글동글한 아버지는 직장에서 수입이 많은 요직을 맡고 있을 것이다. 상냥하고 교활하고 빈틈이 없는 그는 관리들의 세계에서는 향응과 접대를 통해 모든 게 가능하리라는 것을 잘 간파하고 있다. 자신의 부 또한 이런 식으로 축적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는 아들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으나 교육은 간섭하지 않으며 그저 아들에게 선처를 베풀도록 선생님을 찾아가라고 강요하는 잔소리 많은 아내만을 두려워할 따름이다. 게으른 편이나 무언가를 시작하면 끈덕지게 달라붙어 해결한다아버지는 친절하게 미소 지을 수도 선하고 사교성 있는 사람인 척할 수도, 소박하고 순진한 사람인 척 가면을 쓸 수도 있다. 자신을 기품 있는 상류 사회의 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그들처럼 발꿈치를 부딪치며 걸으며 의미 없이 외국어를 말한다. 그만큼 그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 선생님의 방에 노크도 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들이닥친다. 그렇게 방해를 하고는 뇌물을 권하며 거절하면 정중한 척 선생님을 강요하며 설득시킨다.

정어리같이 깡마른 어머니는 자신을 매력적인 여성이라 여기고 남편에게 교태를 부리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소녀처럼 행동한다. 그녀의 우둔하고 그릇된 사랑과 극찬은 아들을 버릇없이 키우며 망치고 있다. 어머니는 아들의 게으름에 대해서도 나쁜 습관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는 나쁜 점수를 교양 있게 좋지 못한 점수라 돌려 말하며, 선생님의 음모가 있었음을 정당화시킨다. 그러고는 잔소리와 소란으로 남편을 놀라게 만든다.

낙제생인 15세의 아들은 위기를 모면하고자 울음을 터뜨린다. 그는 아버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은 열성을 다해 공부했는데 선생님이 부당하게 점수를 줬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라도 명백한 거짓말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서투르다.

선생님은 교양 있고 정중한 사람이다. 처음에 그는 아버지의 방문을 아들을 맡고 있는 교사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곧 예기치 않은 아버지의 부탁에 혼란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이후 아버지가 뇌물을 건넬 때에도 뻔뻔스런 이 방문객에게 출구를 가리킬 만한 용기를 내지 못한다.

 

 

 

결국 기진맥진한 선생님은 원칙에 따라 행동하고 자신의 고귀한 덕성을 잃지 않고자 또 이 불쑥 찾아든 손님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천재적인 대안을 찾아내니 바로 다른 선생님들이 3점을 주면 자신 또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선생님이 교활한 아버지의 계략에 걸려들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며 아마도 그의 아들은 4학년에 진급하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