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단편에서 체호프는 아동의 양육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예브게니 페트로비치 브이코프스키는 키가 크고 위엄 있는 남자이다. 그는 40세가량으로 법원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 일을 할 때 그는 신중하고 능숙하며 원칙을 소중히 여기며 공정하다. 이러한 그의 신중한 태도는 무대에 등장할 때 얼굴에 잘 표현되어야 한다. 가령, 그가 집에 막 도착했을 때 아직 검사직 업무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한 듯 가정교사와 대화를 나눌 때도 건조하고 공적인 투로 말을 한다. 그러나 집무실로 아들 세료자가 들어오는 순간 예브게니 페트로비치의 태도는 돌변한다. 방금 전의 공식적이고 딱딱한 태도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우리 앞에는 아들의 마음에 조심스럽게 다가가고자 히는 부드럽고 사랑 넘치는 아버지의 모습만 남아 있다. 그는 얼마 전에 아내를 잃고 아내를 대신하여 자식의 양육에 관한 모든 일을 맡아야만 하는 처지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이런 일에 능숙하지 못하다. “반평생 법조인으로서 판결을 내리고 벌을 주며 살아왔지만 정작 아들에게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이 낯설기도 하고 우습기도 할 것이다.
예브게니 페트로비치는 담배를 피우고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대는 아들에게 그것이 나쁜 일임을 가르치기 위한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한다.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세료자는 아버지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아들의 환심을 사는데 언제나 실패하는 예브게니 페트로비치는 아이에게는 고유한 사고의 흐름이 있어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나간다. 아들을 무릎에 앉히고선 “검사는 아이의 숨결을 얼굴에 대고 느껴보았다. 그리고 머리칼을 만져보았다. 그러자 그의 영혼에는 무언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치 두 손뿐만이 아닌 그의 모든 영혼이 세료자의 벨벳 재킷 위에 내려앉는 듯한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아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은 아이를 양육하는 한 방법이지만 처벌을 내리는 데에는 방해가 된다. 그러다 옛날이야기를 해달라는 세료자의 우연한 부탁으로 아이의 정서에 다가가는 방식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처럼 그는 단 한 줄의 시도 외우지 못했으며 단 한편의 이야기도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는 매번 즉석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야만 했다" 이번 경우에 그는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가에 대해 아들에게 이야기해주었는데, 이 이야기 덕분에 세료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된다. ‘난 앞으로 더 이상 담배 피우지 않을 거야" 이로써 예브게니 페트로비치는 그토록 기다렸던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
세료자 역을 수행하는 연기자는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아이들의 주의가 얼마나 쉽게 흐트러지는지, 어떻게 놀이를 하는지, 언제 어떻게 흥미로운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여 집중하여 듣는지를 잘 포착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동작과 포즈, 그리고 말하고 생각하는 태도에서 아이들의 특징을 잘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세료자 역할의 연기자가 보다 어려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것보다 큰 안락의자와 소파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정교사는 엄격하고 정확한 사람이다. 언제나 정도를 지킨다. 옷매무새와 머리 스타일 또한 아주 단정하다. 코안경 혹은 일반 안경을 끼고 있어도 좋고, 혹은 벨트에 체인이 달린 시계를 차고 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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