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윤정환 '선물'

clint 2017. 5. 29. 08:04

 

 

 

 

선물은 극 중 극 형태로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연극놀이를 통해 밝혀지는 과거의 이야기가 극 중 극의 형태로 벌어지면서 배우들은 12역 이상을 소화해가며 어느 순간은 현재를, 어느 순간은 연극 놀이 안의 다른 연기를 펼치며 연기변신을 선보인다계획한 범죄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지은 죄를 알게 되었을 때 스스로 반성하고 죄 값을 치르려 하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애써 잊고 살았던 기억을 교도소에서 연극놀이 중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게 되고, 스스로의 반성으로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속죄하려고 하는 한 남자의 노력을 통해 관객은 담담한 사과와 따뜻한 치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파란만장한 인생들, 그때..전하고 싶었던 말들! 가슴 속에만 담아두었던 고백을 이제야 전합니다.. 중소기업의 바지사장을 지낸 김태수는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4년형을 받고 3년째 복역 중이고 조한수는 절도로 김태수와 같은 방에서 복역중이다. 이곳에 살인으로 5년 형을 받은 뇌병변장애인인 강우람이 새 멤버로 들어오면서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인해 교도소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태수와 한수는 매주 교도소에서 진행하는 교정 프로그램인 연극교실에 참석하며 연극 치료를 받고 우람도 이들과 함께 연극교실에 참석하게 된다. 연극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이들의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게 되고 태수는 과거 군복무 시절 실수로 저질렀던 잘못을 떠올리며 사과를 하기 위해 피해자인 소녀의 행방을 추적하게 된다. 애써 지웠던 기억, 가슴 속에만 묻어 두었던 과거의 일들이 연극 교실을 통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평범한 사람도 이럴진대 한 기업의 바지사장으로 평생을 바쳤건만 파산위기서 결국 모든 책임을 지고 교도소로 향한 김태수, 살인 누명을 쓰고 5년형을 선고 받은 뇌경변장애인 강우람, 그런 아들·오빠를 기다리는 홀어머니 강미자와 중학교를 다니는 여동생 강현주, 전과 5범의 조한수 등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일상이다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각박하다고 느껴지는 교소도라는 공간에 모인 이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들의 사연과 그에 따른 죄책감, 억울함, 안타까움 등의 감정을 풀어놓는다. 토해내듯 연극으로 재현되는 그들의 사연에 관객들은 함께 울고 웃으며 동화돼 간다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사연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예상가능하게 진행된다. 반전이나 숨겨진 이야기도 중반부터는 그 실체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빛을 발하는 이유는 지금 이 시대의 실종된 희망을 되살린다는 데 있다연극 선물은 그런 시대를 꿰뚫으면서도 책임감 있는 어른들, 희망을 잃지 않는 청춘과 사회적 약자들, 의리 있고 따스한 동료들 등을 등장시켜 유쾌한 판타지로 완성한 작품이다.  진실은 나 혼자가 아닌 상대방의 신뢰가 있어야 완성되는 것이라는 태수의 대사처럼, 연극 선물은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외치는 듯하다.

 

 

 

 

 

작품은 소통이 단절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에 모인 수감자들은 각기 다른 죄목과 사연을 가졌다. 초코파이 하나에도 금세 웃음 짓지만,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미안함과 억울함에 고통을 호소한다. 이에 교도소에서는 교정 프로그램으로 연극 교실을 진행하고, 이들은 연극을 통해 마음 깊숙이 자리한 족쇄들을 하나둘 풀어나간다.

 

연극 교실의 가장 큰 수혜자는 김태수. 그는 자신이 몸담던 기업이 파산 위기를 맞자, 모든 책임을 안고 교도소에 들어왔다. 태수는 한 여자에 대한 죄스러움을 간직한 채 수십년 자신을 억압해왔던 속마음을 고백한다. 자신을 죄를 용서받기 위해 본격적으로 여자를 찾아 나선 태수 앞에 뇌병변 장애인 강우람이 등장한다. 지체장애 1급의 우람은 억울한 누명을 쓴 채 복역 중이다. 그의 등장만으로 조용했던 교도소는 한 시도 바람 잘 날 없다. 우람은 엄마와 여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다며 자신의 모든 걸 희생해서라도 가족을 지키려 하는 어여쁜 마음을 지녔다. 그런 그는 태수와 함께 연극교실에 합류해 자신을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태수와 얽힌 관계, 반전 요소 등은 이야기의 탄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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